AI가 출근할 작은 사무실을 만들고 있다

처음에는 도구를 하나씩 만들었다.

개발 세션을 나중에 다시 읽기 위한 도구, 운영 중인 웹사이트를 점검하는 도구, 여러 AI를 같은 방식으로 호출하는 도구, 흩어진 기록을 한곳에 안전하게 남기는 도구가 차례로 생겼다. 각각은 제법 쓸모가 있었지만, 도구가 늘어날수록 다른 문제가 보이기 시작했다.

점검 결과는 쌓이는데 무엇을 고칠지는 다시 내가 정해야 했다. AI가 작업을 끝냈다고 말해도 실제로 검증했는지 따로 확인해야 했다. 중요한 일은 기록돼 있어도 적절한 때에 다시 떠오르지 않았다. 자동화는 늘었지만, 판단과 후속 확인은 여전히 내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LSOS는 그 간격에서 시작했다.

LSOS와 주변 도구의 판단 흐름: 운영 신호와 기억이 공통 기록을 거쳐 사람의 결재, AI 실행, 검증과 보정으로 이어지고 다시 다음 판단의 근거가 되는 구조

더 큰 AI가 아니라, AI가 출근할 사무실

LSOS는 하나의 거대한 자율 에이전트를 만들려는 프로젝트가 아니다. 사람과 여러 AI가 같은 증거를 읽고, 무엇을 할지 정하고, 실행 결과를 검증하고, 그 판단을 다음 일에 다시 쓸 수 있게 만드는 로컬 운영 구조에 가깝다.

나는 이것을 작은 사무실처럼 생각한다.

일이 생기면 제안서가 올라온다. 사람이 승인하거나 반려하고, 필요한 경우 질문을 주고받는다. 승인된 일은 적절한 작업자에게 넘어가고, 실행 결과는 검증을 통과해야 완료로 기록된다. 시간이 지난 뒤에는 처음의 예측과 실제 결과를 비교해 다음 판단을 고친다.

중요한 것은 AI가 얼마나 많이 일했는지가 아니다. 왜 그 일을 시작했는지, 무엇을 근거로 승인했는지, 실제 결과가 어땠는지, 다시 같은 상황이 왔을 때 무엇을 다르게 할지가 남아야 한다.

도구마다 한 가지 책임을 맡긴다

LSOS 주변에는 몇 개의 작은 도구가 있다. 하나로 합칠 수도 있었지만, 일부러 역할을 나눴다.

RelayStation은 AI 호출의 입구다. 어떤 도구가 Claude나 Codex 같은 특정 AI의 실행 방식과 직접 얽히지 않도록 중간에서 요청을 전달한다. 한 AI가 실패하면 다른 경로를 시도하고, 어떤 작업에 어느 AI를 썼는지와 실패를 함께 기록한다. 덕분에 AI는 교체 가능한 작업자로 남는다.

VaultStation은 기록의 입구다. 여러 도구가 각자 파일을 제멋대로 쓰지 않게 하고, 같은 형식과 안전한 방식으로 로컬 지식 창고에 기록을 남긴다. 사람이 읽는 마크다운과 도구가 읽는 구조화된 정보가 한 문서 안에서 함께 유지된다.

Dev Memory는 개발 세션의 기억을 맡는다. AI 도구의 대화창이나 특정 서비스의 기록에 갇혀 있던 작업 맥락을 읽을 수 있는 노트로 바꾼다. 새 AI가 들어와도 지난 세션을 처음부터 설명하지 않게 하기 위한 장치다.

Project Atlas는 프로젝트의 기본 지도를 만든다. 이 프로젝트가 무엇인지, 왜 만들고 있는지, 지금 어떤 상태인지, 다음에 무엇을 봐야 하는지를 짧게 정리한다. 작업 기록이 아무리 많아도 프로젝트의 목적을 잃으면 판단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UpKeep은 운영 중인 웹사이트의 바깥 현실을 본다. 사이트 상태, 검색 노출, 트래픽과 성장 신호를 점검하고 기록한다. LSOS는 그 결과를 읽고 무엇을 고칠지 판단하지만, 사이트 점검 자체를 다시 만들지는 않는다.

그리고 LSOS Core는 이 기록과 신호를 카드, 일정, 실행, 검증, 보정의 흐름으로 연결한다. 각 도구의 일을 빼앗기보다, 서로 다른 결과가 다음 판단으로 이어지게 하는 역할이다.

분리해 두어야 바꿀 수 있다

이 구조에서 중요하게 지키고 싶은 원칙이 있다.

AI는 바꿀 수 있어야 한다. 기록은 특정 앱이 없어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실행과 완료는 같은 말이 아니어야 한다. 사람이 내려야 하는 결정은 자동화 뒤에 숨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한 도구가 실패해도 다른 기록과 판단까지 함께 사라지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LSOS의 중심에는 화려한 대화 화면보다 문서와 상태 전이가 있다. 결재 전에는 실행하지 않고, 완료라고 기록하기 전에는 가능한 증거를 확인한다. 잘못된 제안과 반려된 아이디어도 지우지 않는다. 무엇을 버렸고 왜 버렸는지가 다음 제안을 거르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아직 만들어 가는 중인 운영체제

LSOS라는 이름에는 운영체제라는 말이 들어가지만, 컴퓨터의 운영체제를 흉내 내려는 뜻은 아니다. 혼자 운영하는 스튜디오에서 반복되는 판단과 의무를 바깥으로 꺼내고, 여러 도구와 AI가 같은 규칙 아래 일하게 만드는 개인 운영체제라는 의미에 가깝다.

아직 완성된 제품은 아니다. 실패한 실행을 얼마나 다시 시도할지,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관리 작업을 언제 다시 꺼낼지, 실제 결과를 무엇으로 증명할지 같은 문제를 계속 다듬고 있다.

그래도 방향은 점점 선명해지고 있다. 더 많은 일을 자동으로 시작하는 시스템보다, 해야 하지만 잊기 쉬운 일을 기억하고, 필요한 순간에 처리하며, 끝났다는 증거까지 남기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

도구를 늘리는 일은 그 목적을 위한 하위 작업이다. 내가 만들고 있는 것은 도구 상자가 아니라, 혼자서도 판단을 잃지 않고 작은 조직처럼 일할 수 있는 사무실에 더 가깝다.